올여름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습하고 더운 날씨가 끈질기게 길었습니다.
오죽하면 추석 때도 음식이 상할까 음식을 둔 방에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어둔다는 소식이 뉴스에 나왔을까요?
그러더니 추석을 지내고 주말을 보내자 돌연 쌀쌀해져 찬 공기가 우리 주변을 에워쌌습니다.
그렇게 맞은 2024년 가을,
70일이라는 가을무 생육기간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무와 고추를 수확해 밭을 정리하며 초보 농부 도시 텃밭 일기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3월 말에 시작해 10월 말까지 텃밭지기로 살아온 시간을 총정리하는 글도 한 편 쓰고 싶지만
바쁜 일상에 그게 가능할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헛헛함을 견뎌내며 마지막주 텃밭일기를 적어봅니다.
고추모종 정식 133일 후, 김장무(가을무) 파종 68일 후
서리가 내리기 전 고추를 정리하려 했는데
가을무도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해야 한다더라고요.
아직 서리가 내리려면 좀 더 있어야 해서 매일매일 일기예보에 귀 기울이며 지내던 김장무 파종 68일차.
계획보다 이른 종료였지만 가족들이 모두 바빠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으니
시간이 될 때 함께 수확하고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제법 풍성한 잎과 오동통한 굵기를 뽐내는 가을무들.
하나씩 쑥쑥 뽑아 수확합니다.



동그란 흔적을 남기며 무들이 떠나갑니다.
첫 파종 한 달 뒤 심은 2차 파종 무들은 좀 더 두었다가 수확하려고 했는데요.
엄마 친구분께서 그렇게 하셨다가 낭패를 보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미 다 자란 무가 뽑힌 흔적이 있는 밭을 보고
밭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수확을 마친 줄 알고 남은 작물들을 모조리 수확해 간 일이 있었다더라고요.

그래서 밭에 있는 모든 작물을 싹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68일을 길러서 수확한 무는 얼마나 큰지 한번 볼까요?

아무래도 김장에 쓰기엔 아직 너무 작습니다.
그렇지만 엄마께서 보시고는 무김치를 담가먹기 딱 좋은 사이즈라며 기뻐하셨어요.
적당히 자란 무 덕분에 졸지에 효도를 한 기분입니다.

이제 추위를 겪으며 더디 자라던 고추들을 정리합니다.
작고 작은 녀석들 중 그나마 먹을만한 크기를 최대한 골라서 수확하고,
잎은 고춧잎 볶음을 해 먹을 수 있을지 엄마께 확인을 요청드렸습니다.
엄마께서 보시고는 고춧잎에 벌레도 많이 먹고 영 뻣뻣한 것들이 많아서 볶아먹기 적합하지 않다고 하셔서 그냥 가져가지 않고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이제 가을농사 작물들 중 마지막을 옹골차게 장식한 무 사진과
모든 작물을 정리한 뒤 고요해진 텃밭 사진을 보여드리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추신
그런데 텃밭일기를 마치고 나니 티스토리에서 새로운 이벤트를 시작한다는군요..
이벤트 기간 동안 매일 블로그에 글을 하나씩 쓰는 챌린지 형태의 👉오블완 이벤트👈!
사전 이벤트도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소식과 링크를 공유하며
저는 또 어떤 글들로 티스토리 블로그를 가꿔나갈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 https://www.tistory.com/event/write-challenge-2024?t_src=tistory_mo_float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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