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가 구멍났습니다.
고추모종 정식 16주차이자 무 파종 6주차였던 지난주에는 텃밭에 들르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중간중간 비가 오긴 했지만
김장무 추가파종 후 한 번도 못 가보면서 잡초걱정, 성장걱정이 마음속에 공기처럼 퍼졌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을 내기가 너무 어려워서 한 주를 그냥 보내고서야 가 본 텃밭.
그 사이에 날씨는 갑자기 변해서 아침저녁으로 서늘해졌는데,
과연 추가로 심은 무들은 잘 자랐을까요?
고추들은 여전히 무사할까요?
고추모종 정식 114일 후, 김장무(가을무) 파종 49일 후
일단 멀리서 볼 때는 그럭저럭 잘 자라 있는 듯 보였는데요.
가까이 다가가 보니 추가로 파종한 씨앗들은 싹트는 데 실패한 모양입니다.
주변 텃밭지기분들이 하시는 말씀으로는
아직 시금치를 심기에는 늦지 않았다고 해요.
집에 밀봉해서 냉동보관 중인 시금치 씨앗도 있겠다,
빈자리에 시금치를 심어 먹어도 되겠지만
연말이 다가올수록 회사 일이 많아질 것 같아서 잘 돌봐줄 자신이 없습니다...😭
이렇게 시금치는 올해 제대로 길러보지 못하게 돼서 정말 너무너무 아쉬워요...

반면 처음에 파종한 가을무들은 잎이 벌레에 먹히면서도 무럭무럭 뿌리를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첫 파종에 단단하게 자리를 잡은 가을무들은
한동안 못 들른 것이 너무너무 미안할 만큼 대견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한편 청양고추와 풋고추도 왕성하게 열매를 맺어두었더라고요.
주변 밭들은 고추를 제때 심었기 때문에
이제 슬슬 고추 끝물을 맞이해 고춧대를 뽑아 정리하고 있었는데,
저희 밭은 고추를 좀 늦게 심어서 아직 정리하기엔 아쉽고 이른 감이 있습니다.
그간 텃밭일기에서 몇 번 이야기한 대로 상강 때까지는 계속 기르며 열매도 따 먹으려고 해요.




여름이 순식간에 다 지나가고 이제 낮에도 쌀쌀하니 외투가 필요한 날씨인데요.
대표적인 여름 채소인 풋고추를 이렇게나 풍족하게, 그리고 아직까지도 쌈장에 찍어 먹을 수 있다니 정말 행복합니다!

청양고추는 너무 매워서 풋고추처럼 밥반찬으로 베어 먹을 순 없지만,
엄마께서 조언해 주신 대로 잘 씻어 꼭지를 딴 후 비닐팩에 밀봉해 얼려두었더니
요리에 쓸 때마다 바로바로 필요한 개수만 꺼내어 썰어 넣을 수 있어 유용합니다.
(단, 한 번 녹으면 먹기 어려울 수 있다고 들어서 그때그때 쓸 만큼만 얼른 꺼내고 다시 밀봉해서 냉동실에 넣고 있습니다.)

이제 텃밭 사용기간이 종료되는 11월 말까지 두어 달 조금 안 되게 남았는데요.
마지막까지 알차게 텃밭을 일궈낼 수 있도록
부디 회사가 저를 평안하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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