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엔 생각보다 비 오는 날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물도 주고 작물들도 살필 요량으로 밭에 들렀는데요.
그 사이 또 한껏 자란 김장무와 풋고추, 청양고추 덕분에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고추모종 정식 122일 후, 김장무(가을무) 파종 57일 후
보통 가을무는 파종 70일 후쯤 수확하면 된다고들 하던데
첫 파종 때 심은 무들은 이제 곧 70일을 맞이하게 되겠네요.

전체적으로 둘러보니 한 달 정도 늦게 파종한 2차 파종 가을무들도 이제 조금씩 잎을 낸 게 보입니다.
먼저 심은 무들은 벌써 굵게 굵게 흙 위로 위용을 드러내고 있고요.






사실 처음 씨앗을 심을 땐 너무 간격을 널찍하게 잡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요.
막상 이렇게 각기 다른 속도와 굵기로 자라나는 모습을 보니
간격을 충분히 둔 덕분에 더 굵고 크게 자랄 수 있겠다는 기대로 기쁩니다.
주렁주렁 열매를 달고 아직도 꽃을 피워 새 열매를 준비하는 풋고추와 청양고추도 보는 텃밭지기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고요.



관찰을 마치고 나서는 한 주 동안 가물었으니까 물을 주고 돌아왔습니다.

고추모종 정식 125일 후, 김장무(가을무) 파종 60일 후
비 소식이 뜸한 한 주, 물도 줄 겸 고추도 좀 따올 겸 밭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고추들이 수확할 만큼 많이 자라 있지 않더라고요.
전에 비해 빨간 고추도 거의 없고요.


심지어 청양고추는 노랗게 말라 바닥에 떨어진 잎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아직 꽃이 피고 새 열매가 맺히는데 단풍나무도 아닌 고추가 왜 잎이 노랗게 지는 걸까?'
엄마께 여쭤봤더니 아마 끝물이라 그런 것 같다고 하셨어요.
생각해 보니,
요즘 들어 고추가 열매도 더디 자라고 예전처럼 붉게 변하지 않는 것도
끝물이기도 하거니와, 이제 날이 추워져서 전처럼 수월하게 크거나 익어가지 못하는 탓이겠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고추꽃이 피고 열매가 새로 달리고 있으니
상강이 오기 전까지, 혹은 올해 첫서리가 내리기 전까지는
잘 지켜보며 키워먹을 생각입니다.




이제 며칠 사이 또 한껏 자란 김장무들을 살펴봅니다.
지난번에 우량무라고 이름을 붙여준 녀석은 그새 더욱 우람하게 자랐습니다.

다른 무들도 제각각 자신만의 속도로 크고 있습니다.








첫 파종 후 한 달쯤 지난 시점에 추가로 파종한 가을무들은 아직 본잎을 더 내는 중인데요.
그래도 날이 좀 쌀쌀해지니 밭에 나비가 예전만큼 많이 보이지는 않고,
그 때문인지 잎을 갉아먹는 애벌레들도 적어서 잎이 상하진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처럼 날이 포근하지 않으니 자라는 데 너무 추워서
제대로 커보지도 못하고 서리를 맞을까봐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돌보며 지켜보려고요.
이제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란 소수의 고추들을 수확하고 작물들에게 물을 줍니다.


한창 장마와 잡초에 분주할 때는 이 작은 텃밭 하나 건사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텃밭 경작 기한이 다가올수록 더 신경 쓰지 못하고 더 잘 해내지 못한 아쉬움이 커집니다.
별일 없으면 보름쯤 후엔 고춧대를 뽑아 정리할 테고,
한 달쯤 뒤에는 가을무들을 뽑아서 김장도 하겠지요.
그렇게 텃밭 가꾸기를 마무리한 뒤에는 허전함도 느껴질 것 같아 벌써 섭섭합니다.
그럼 이만 밭을 둘러보다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에 있던
철새들의 비행 영상을 끝으로 이번주 텃밭일기를 마칩니다.
'초보 도시 농부 텃밭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시 텃밭 - 고추모종 정식 19주차, 무 파종 9주차 : 도시 텃밭 종료 (4) | 2024.10.28 |
---|---|
도시 텃밭 - 고추모종 정식 17주차, 무 파종 7주차 : 무 꽁지가 보여요! (4) | 2024.10.03 |
도시 텃밭 - 고추모종 정식 15주차, 무 파종 5주차 : 김장무 추가 파종 & 무럭무럭 자라는 풋고추와 청양고추 (0) | 2024.09.17 |
도시 텃밭 - 고추모종 정식 14주차, 무 파종 4주차 : 재배 중 텃밭 구조변경 (0) | 2024.09.08 |
도시 텃밭 - 고추모종 정식 13주차, 무 파종 3주차 : 올가을에는 무농사만 짓기로 했습니다. (1) | 2024.09.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