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텃밭 - 두둑과 고랑 만들기 및 파종

올해는 작은 체험 텃밭을 빌렸습니다.
평소 베란다에 화분 몇 개를 놓고 대파나 상추, 깻잎 등을 심어 길러먹는 재미를 누리곤 했는데요.
노지에 텃밭을 얻게 되니 더 큰 각오와 기대를 품게 됩니다.

텃밭 전경

체험 텃밭 개장 후 첫 주말, 오후쯤 밭에 나가보았습니다.
저 넓은 밭 터 안에 제가 빌린 구역도 있습니다.
벌써 부지런히 두둑과 고랑을 만들고 모종을 심은 분들도 계시네요.
상추가 가장 인기 있는 작물로 보입니다.
요즘 빨간색 좋아하시는 어떤 분들이 서민들 속도 모르고 한 단에 875원이라느니, 한 뿌리에 875원이라느니 하는 대파도 군데군데 심겨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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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비가 오던 하루이틀 동안은 유튜브와 관련 카페 등을 통해 도시 텃밭에 대해 공부를 조금 하면서
일단 3~4월 파종 계획을 표로 그려두었습니다.

'파 다음의 네 음계'의 파종 계획

비가 그치고 몇 시간이 지난 뒤, 지금 씨앗을 파종하면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빌린 텃밭은 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유박비료를 뿌려두신 상태라 바로 이랑을 내서 작물을 심으면 되기 때문에
입제 살충제, 각종 씨앗, 호미, 면장갑 등을 챙겨 밭으로 나갔습니다.

땅이 젖어 질척일 테니 가는 길에 장화를 사려고 했는데 매장에서 발에 맞는 장화를 찾지 못해 그냥 갔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털어내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 진흙 때문에 더럽고 무거워진 운동화를 신고 집으로 돌아오며
미리 장화를 사두지 않은 걸 후회했습니다.

노지텃밭 가꾸시려는 분들 중에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계시거든 장화를 마련하시길 권합니다.
비 온 뒤, 장마철 등 장화가 요긴하게 아쉬울 때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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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 도착했습니다.
일단 입제 살충제를 밭에 골고루 뿌린 후,
두둑과 고랑을 내고 파종을 하러 온 거니까 삽괭이를 빌리고 가져간 호미를 함께 사용해 땅을 뒤집고 두둑과 고랑을 만들었습니다.

빌린 삽괭이

제가 밭에 챙겨간 호미는 다이소에서 산 것인데, 따로 사진을 찍어둔 게 없어서 다이소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농자재 매장이나 철물점에서 조금 더 큰 호미를 샀더라면 이랑을 내는 일이 더 수월했겠다 싶습니다.

다이소 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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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빌린 밭의 넓이는 10m²입니다.
3평 남짓한 면적을 알뜰하게 나누어 계획한 대로 작물을 심으려고
한창 이랑을 만들던 제게 지나가던 다른 텃밭 주인분이 물으셨습니다.

"혹시 감자 안 심을래요?"

 

씨감자를 한 개씩 팔지 않아 상자째 구매했더니 너무 많이 남았다며 감자 재배를 권하셨습니다.
유튜브로 공부할 때 감자는 일찍 심는 작물이라고 봤는데, 씨감자를 나눠주신 분도 지금 심지 않으면 늦어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6월 하순쯤 수확하면 된다 하시며 싹이 난 걸로 가져가라고 여섯 알 정도 주셨습니다.
감사인사를 드리고 씨감자를 심을 곳을 궁리했습니다.

마침 저도 파종 계획표에서 당근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싶던 차여서
당근 뒤 물음표를 찍어뒀던 자리에 양배추를 심고, 양배추를 심으려던 자리에 감자를 심기로 했습니다.

최종 파종 결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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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둑과 고랑을 완성하고 파종을 마쳤습니다.
당연히 모종이 파종보다 빨리 자라고 키우기도 더 편하지만,
저는 일단 집에-묵은 것이지만-씨앗이 많이 있었고
현재로서는 텃밭을 자주 들여다볼 수 있는 상황인 데다가
싹만 잘 나와준다면 얼마든지 솎아주러 갈 생각이기 때문에
씨앗을 심었습니다.

두둑과 고랑을 만들고 파종까지 마친 사진

이전까지는 아무것도 없는 평평한 밭이라 사람들 발자국도 많이 있었는데
이제 이랑이 있으니 밟고 다니지는 않겠지요?
흙만 있는 것 같아도 속에서 씨앗들이 열심히 움트고 있으니 제발 밟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는데
제 텃밭의 작물들이 제 발소리를 잊지 않고 익숙하게 들으며 쑥쑥 잘 자랄 수 있도록 자주 들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