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첫 주입니다.
밭의 작물들이 한바탕 뒤바뀌는 시기가 되었지요.
어떤 변화들이 있나 톺아봅니다.
파종 92일, 모종 정식 24일, 공심채 파종 18일, 시금치 파종 11일 후
장마 전 예고편이라도 보여주듯 많은 비가 하루 정도 종일 내린 다음날입니다.
작물에게 비는 보약이라더니 보약을 한껏 먹고 훌쩍 자란 작물들이 멀리서부터 눈에 띄는 성장세를 자랑합니다.

시금치와 공심채를 심은 두둑들은 아직 밋밋한 감이 있지만 뒤쪽의 깻잎, 상추와 고추, 방울토마토는 한껏 자라 무성해졌습니다.
상추는 이제 꽃대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꽃대를 올린다는 것은 이제 씨앗을 맺을 준비를 한다는 것이겠지요.
꽃대가 올라오면 상추잎은 뻣뻣하니 영 먹기 좋지 않은 상태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조만간 마지막 수확 후 상추도 뽑고 장마철에 기를 새로운 작물을 궁리해 봐야겠습니다.

대추방울토마토도 가지가 길쭉길쭉 뻗으며 자랍니다.

물을 좋아하는 공심채도 비를 맞고 나니 잎이 늘었습니다.

아직 소식이 없는 시금치는 그 잠잠함에 걱정이 되어 서둘러 물을 주게 합니다.
마끈을 더 높이 매어주다가 실수로 떨어뜨린 청양고추 하나를 얼른 줍고

물을 주고 돌아왔습니다.

파종 94일, 모종 정식 26일, 공심채 파종 20일, 시금치 파종 13일 후
장마를 앞두고 맑은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밭의 작물들은 물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에 시간을 내어 밭에 갔습니다.
빗물을 먹고 새 잎을 많이 낸 풋고추부터 눈에 들어오네요.

바로 엊그제 "올해 풋고추 농사는 망한 것 같다"며 푸념했는데 머쓱하군요.

공심채도 빠르게 자라고 있습니다.


새로 싹을 틔우고 하늘을 향해 잎과 줄기를 뻗는 모습이 참 씩씩합니다.
시금치도 드디어 싹이 돋네요!


역시 빗물은 식물에게 보약이 맞나 봅니다.
대추방울토마토들도 주렁주렁 열렸고요.




청양고추도 (일부 잎이 검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솔찬히 달렸습니다.

근처 밭에서는 주인 분께서 분홍색 액체를 고춧잎에 뿌려주고 계시기에 혹시 무슨 액체인지 조심스레 여쭈었습니다.
님오일이라고 하시기에 효능을 궁금해했더니 진딧물을 예방하고자 뿌려주고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감사하게도 근처 텃밭지기 분들 덕분에 배우는 것이 참 많습니다.

밭에 물을 주고 둘러보니 꽃대를 올리려는 상추도 조만간 정리하고 시금치나 공심채를 더 심어야겠다 싶습니다.
파종 95일, 모종 정식 27일, 공심채 파종 21일, 시금치 파종 14일 후
꽃대를 올린 상추가 더 질겨지기 전에 정리하러 밭에 갔습니다.
하지가 지나고 장마를 앞둔 시기라 해가 길어서 아침나절에도 금방 뙤약볕이 내리쬐며 덥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은 제때 해야 합니다.
손바닥 만한 작은 도시텃밭이지만 가꾸는 동안 '농사일이란 무릇 다 때가 있는 법이고 시기를 놓치면 아주 망치기 쉽다'는 것을 배우고 있거든요.
일례로 가지를 심어 길러 먹고 싶었는데 때를 놓쳐 모종조차 사지 못했던 경험이 있지요.
어쨌든 상추는 어떻게 꽃망울이 맺히는가 살짝 구경하고,


상추를 모조리 수확합니다.

꽃대도 싹 뽑고 잡초도 뽑고 두둑을 새로 정비해서
공심채와 시금치를 직파할 자리를 냅니다.


제 마음 내키는 대로 10~15cm 정도 간격을 두고 씨앗을 심고요.


살살 흙을 덮어줍니다.

이제 밭 전체에 물을 흠뻑 주고 오늘의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파종 97일, 모종 정식 29일, 공심채 파종 23일, 시금치 파종 16일 후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강풍을 동반한 첫 장맛비를 흠뻑 맞은 작물들이 혹여 넘어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러 밭에 갔습니다.

다행히 다들 무사하군요.
공심채는 정말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습입니다.

대추방울토마토들도 주렁주렁 열렸네요.
주변 밭을 보니 토마토와 방울토마토들은 익는 족족 새가 쪼아 먹었던데 저희 밭도 익어갈 징조가 보이면 양파망을 씌우거나 잘 지켜보다가 빨리 따주어야겠습니다.



고추는 무성한 잎 사이로 꽃이 떨어지고 열매가 날 자리들이 속속 보입니다.


무사한 것을 확인했으니 오늘은 이만 집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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