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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것

영화 <다음 소희> 보고 옴

by 파 다음의 네 음계 2023.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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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에서 사회인이 되고 난 뒤 지금까지의 제 삶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자아는 당연히 '노동자'입니다.
근로소득을 주된 수입원으로 하고 하루 중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노동에 투입하며 사니까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성인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청소년들 노동자들도 존재합니다.
우리 근로기준법은 그들을 특히 더 두텁게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지요.

하지만 자신을 보호해 줄 근로기준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위험하고 힘든 노동환경 속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 가운데에
'실습학생'이라는 이름으로 전공과 아무 관계 없는 곳에 취업하게 되어
관계 기관들의 떠넘기기식 행정과 실업계 고등학교 간의 취업률 경쟁 속에서
견딜 수 없는 노동 환경에 처한 수많은 소희들이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알고 있던 피상적인 배경지식입니다.

영화 속 소희와 소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좀 안다고 젠체해 온 제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소희와 소희 주변의 여러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웠고, 이런 현실에 화가 났습니다.

그 지옥같은 노동환경을 떠날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는 어른들과 사회구조 속에서
"제가 더 참았어야 했는데, 제가 잘못했어요."라고 말하는 쪽은 왜 늘 약자일까요.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기조와 안전운임제 연장 요구에 대한 탄압, 근로시간 연장 등 노동 관련 정책이 자꾸만 후퇴해 가는 이 시대에
우리 노동자들은 어떻게 해야 더 폭넓게 서로 연대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을까요.

분노와 속상함을 품고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영화 <다음 소희>.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다음 소희, 다음 노동자들의 비극적 결말은 막아낼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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