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마주하고, 해결하고, 또 어떤 것들은 해결하지 못한 채 삼켜 넘기다 보면
마음은 어려워지고 생각은 복잡해져서 책 속으로 진입할 영혼의 작은 여유조차 없어지기도 합니다.
조금의 여유라도 있다면 책 속으로 들어가 현실의 '나'에서 벗어나 현실의 '우리'와 '사회'를 돌아보거나 허구의 세상 속에 빠져들 수도 있겠지만, 너무 어려운 마음은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지요.
작년 여름,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입사한 뒤로 여러모로 심란스러웠습니다.
물론 회사마다 일의 처리 방식과 조직문화가 서로 다른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만, 조직의 일원으로 일하는 것이 처음은 아닌데 제가 일하고 보고 듣고 겪어 온 상식과 다르게 진행되는 일들이 낯설어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 상식이 옳다는 근거를 찾느라 시간을 쓰면서 '그냥 계약기간만 조용히 채워도 되는데 불필요한 기싸움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애써 찾아낸 근거와 자료가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질 때엔 고통스러웠지요.
어느 순간부터는 만기가 정해진 계약직인 제가 들이는 이런 노력들이 다 무력하고 허무하게 느껴져 조용히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는데, 아마 이 조직이 바르게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꺾여버린 탓일 겁니다.
그런 저는 <계속 가보겠습니다>를 읽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진짜 검사를 만났습니다.

이 책의 저자 임은정 검사님은 저와 달리 자신이 몸담은 조직이 본연의 역할을 잘 해내서 올바른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사회의 지탄을 받는 권력기관이 아니라 민주적이고 바람직한 기관이 되기를 바라는 진정한 사랑과 애정으로 가득 찬 분입니다.
이미 불공정하게 기울어진 잣대로 법과 원칙을 자신들과 그 외의 사람들에게 각기 달리 적용하는 뿌리 깊은 악습과 압력에도 불구하고, 무너진 검찰의 '내 식구 봐주기'를 바로잡기 위해, 진짜 공정한 형사사법정의를 세우기 위해 꿋꿋이 계속해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임은정 검사님을 보며 이런 분이야말로 대한민국 검찰에 정말 필요한 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그 권력을 자의적으로 휘두르며 괴물이 되어버린 조직 안에서 견디기 쉽지 않은 상황들을 마주하면서도 뚜벅뚜벅 나아가시는 임은정 검사님의 검찰개혁을 위한 올바른 행보에 주권자 시민으로서 계속해서 응원과 동행을 함께 해나가겠다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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